우리 코스의 마지막인 하롱베이다. 대한항공 광고에 한 번 나오고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엄청 인기있어졌다는 하롱베이. 여행 막바지라고 나름 큰 돈을 들여 럭셔리 보트에 타는 일정으로 짰다. 그래서 좀 기대가 됐다.
대신에 전 날 하노이에 도착해서 묵은 숙소는 Gold Spring Hotel이라는 곳이었는데 잠만 자려고 좀 헝그리한 숙소로 잡았다. 트리플룸이 있고 extrabed가 된다 그래서 그럼 넷이서 한 방을 쓸 수 있겠구나 하면서 그걸로 바우처를 끊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해서 체크인을 하려고 하니까 트리플룸이 없단다. 이런 무슨 개 풀뜯어먹는 소릴. 그래서 분명 트리플룸으로 바우처 끊었다고 말을 해도 말이 안통한다. extrabed를 넣으면 트리플룸이라는 식이다. 트리플룸이면 3인용이고 extrabed를 넣으면 4명이 자야지 그게 뭔소리냐고 해도 같은 소리만 계속한다. 내가 영어를 못하나. 젠. 그러면 extrabed 두 개 넣어 달라니까 좁아서 못 넣는단다. 그래서 짜증나지만 걍 방 두 개 빌리려고 했다. 근데 다시 짜증이 났다. 그럴거면 뭐하러 여기까지 왔나 싶은 생각에. 그래서 다시 빠득빠득 얼굴 붉히면서 우겼다. 그랬더니 알았다고 하면서 자고 있던 집안 식구들인지 몇명이 오더니 룸의 가구 배치를 다시 해서 extrabed 두 개를 넣어 주는 웃기는 상황이 연출됐다. 자다가 침대 넣으러 온 아낙들은 그래도 뭐가 재밌는지 지들끼리 뭐라 하면서 히히덕 거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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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만든 방이 이 방이었다. 아침에 햇볓 드는 건 좋더라. 아침에 체크아웃 할 때도 석연찮은 점이 있었다.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바우처를 끊을 때 세금 포함해서 한국에서 이미 계산을 다 하고 왔는데 여기서 세금을 내라는 것이었다. 기억이 정확하지 않아서 걍 계산 해주고 나왔다. 근데 나중에 한국에 돌아와서 확인해보니 세금 포함이라 한 번 더 열받았다. 걍 한 오천원 날렸네 생각하고 잊을까 하다가 그래도 뭔가 클레임을 해야 될 것 같아서 호텔 예약해 준 인터넷 사이트에 클레임 메일을 보냈다. 답이 오기를 체크아웃할 때 받은 영수증이랑 경위 같은 걸 메일로 다시 보내달라길래 귀찮아서 걍 말았는데 몇 주 후에 자기들이 조사를 해봤더니 내 말이 맞더라면서 더 받은 돈을 돌려주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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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롱베이는 하노이에서 서너시간 간 거리에 있다. 그래서 하롱베이 투어는 보통 하노이를 기점으로 해서 하롱베이까지의 왕복 차편과 보트 투어 등을 묶어서 한다. 차를 타고 가면서 하노이와 근방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는데 시내는 호치민 보다 발달해서 80년대 서울같은 분위기이고 사람들의 옷차림이나 기후 식생 같은 것도 한국이랑 많이 닮았다. 특히 농사짓는 곳의 풍경은 전라남도와 별반 달라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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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 시간쯤 갔을까 언제 도착하나 점점 지루해져갈 때 저 멀리 하롱베이인 듯한 풍경이 보였다. 하롱베이는 카르스트 지형으로 유명한데 우리 나라의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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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장에 도착하니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사람도 엄청 많고 그 사람들 실어 나르는 밴들 하며 무수한 보트들로 넘쳐났다. 여기 저기서 자기 손님들 인원 체크하느라 정신 없는데 어쩐 일인지 우리만 버려져 있는 듯 했다. 그런데 어디서 멋지게 유니폼을 차려입은 아저씨가 오더니 우릴 알아보고는 짐을 들어주면서 따라 오란다. 역시 럭셔리 보트라 대우해주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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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작은 보트를 타고 우리를 기다리는 큰 보트에 승선했다. 저 사진처럼. 근데 우리 보트가 저 사진 것 보다 크고 좋다. 우하하. Ginger Ju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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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지만 침대칸에 개인 욕실까지 있고 뜨거운 물도 펑펑 나온다. 좀 비싸긴 해도 아깝지 않구나 생각을 했는데 밖에 나왔을 때 날씨가 흐려서 급 우울해졌다. 경치보러 온 곳에 그것도 바다에서 날씨가 흐려버리면 말짱 꽝인데. 맨날 올 수도 없는 곳인데 하필 오늘 날씨가 흐려서 여행을 망치겠다는 생각에 우울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어머니가 눈치 채고는 이렇게 좋은 보트도 타보고 좋다고 너무 시무룩하지 말라고 하셨지만 그래도 우울해진 건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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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보트가 선착장에서 점점 멀리 나가자 날씨가 급 맑아졌다. 저 멀리 선착장에는 구름이 가득 끼어 있는 것이 보였다. 그래서 기분 급상승 하여 갑판에 나와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갖은 폼 잡아보는 이여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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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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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 투어 일정에는 수상가옥, 동굴탐사, 전망대 등등이 있었다. 여기는 수상가옥. 톤레쌉 호수에 사는 캄보디아인들보다 훨씬 건강해보이고 깨끗해 보였다. 민물이 아니라 바닷물이라서 그런건가. 톤레쌉 호숫물이 커피색이라서 그럴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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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작은 보트로 갈아타고 거기서 또 다시 노 젓는 배로 갈아타고 동굴탐사도 했다. 카약을 옵션으로 신청하면 카약을 타고 할 수도 있다. 우리는 카약을 신청했는데 왠일인지 카약을 태워주지 않아서 내일 태워주려나 하면서 기다렸는데 끝끝내 못 탔다. 나중에 물어보니 자기네들이 까먹었단다. 이런 젠. 그러면서 환불해줬는데 생각해보면 잘 된 것 같다. 카약타는 사람들 보니 별거 아니던데 뭘. 가격대비 별로였을 것 같다.
동굴 안에는 박쥐가 찍찍 거리면서 수 백마리 붙어 있었다. 허거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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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바다 한 가운데에서의 수영. 예전부터 발이 절대 닿을 수 없는 바다 한 가운데에서 수영을 해보고 싶었는데 이 번에 해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남부 유럽에서 온 것 같은 어떤 커플은 바닷물에 들어가서도 꼭 붙어 다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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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 감상도 기대했던 것 중 하나였는데 저녁때가 되니 날씨가 흐려져서 약간의 노을을 감상하는 데에 만족해야 했다. 계속 맑았다면 초등학교 몇 학년 때 이후로 처음으로 쏟아질 듯한 별을 보는 거였는데. 그 때 봤던 별과 은하수는 너무 많고 밝아서 무서울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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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도 역시 럭셔리 부페로 먹어주고 갑판에 올라 맥주를 마셨다. 사실상 여행의 마지막 밤이라 이 날 밤엔 집에서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풀어 놓으며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갑판에 나오는 사람이 없었다. 다들 커플들이어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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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02 23:08 2008/03/02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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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앙코르 유적 외의 시엠립 주변 관광을 했다.
캄보디아에는 톤레쌉 호수라는 동양 최대의 호수가 있는데 시엠립에서 가까워서 앙코르 유적을 관광할 때 많은 사람들이 한 번씩 들러서 구경한다. 톤레쌉 호수가의 캄보디아 전통가옥과 호수 위의 수상가옥들은 캄보디아 현지인의 생활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리고 호수에서는 빠께쓰를 타고 손으로 노를 저으며 놀기도 하고 돈을 얻기도 하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
그 외에 시내에서 조각학교를 견학할 수 있는데 이 곳에서 만들어지는 기념품들이 Artisan D'Ankor라는 회사의 이름으로 팔린다. 시엠립 공항에 이 브랜드가 입점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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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안되는 가족 사진. 호텔 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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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레쌉호수 가는 길. 시엠립 시내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길이 비포장도로이다. 그리고 호수가와 길가에는 저런 집들이 즐비한데 문을 다 열어놓고 살아서 안에서 뭐하고 사는지 훤히 보인다. 우리가 갈 때는 아침식사를 할 때여서 밥을 먹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냥 그릇하나 들고 손으로 조물조물 밥알을 뭉게 먹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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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레쌉 호수의 선착장에 도착했다. 내리자마자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냄새가 났다. 그래도 꽤 유명한 관광지인데 여기저기 널부러진 쓰레기며 음식 쓰레기도 있고 그렇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무렵 동네의 공터를 보는 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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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기라 사람이 별로 없었다. 배를 하나 통째로 빌렸다. 호수 색깔은 역시 다방커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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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레쌉 호수에 사는 사람들. 수상가옥이 많이 있는데 베트남에서 넘어온 사람들도 많이 있다고 했다. 호수 위에 학교도 있고 별거 다 있다. 우리가 갔을 때는 등교시간이라 배타고 학교에 가는 꼬마들이 많이 있었다. 꼬마인데 노를 참 잘 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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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고 산다. 빨아서 널었을 텐데 빨았는지 모르겠다. 톤레쌉 호수에 오는 길에 길가의 집들에서건 이곳 수상가옥에서건 이상했던 점은 애기들이나 어린이들은 많이 보이는데 노인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평균 수명이 짧기 때문인가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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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잠시 서면 어디선가 이런 배들이 달라 붙는다. 음료수나 바나나 등을 판다. 그리고 보통 어린이를 앞세워서 장사를 한다. 사장은 아버지, 어머니는 재무담당, 어린이는 영업이사다. 우리도 1달러를 주고 콜라를 하나 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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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안 친해 보이는 식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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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빠께쓰를 타고 다니는 사람을 만났다. 말그대로 용케 떠있다. 여기 왔었던 사람 얘기로는 애들이 빠께쓰타고 막 놀고 그러더라는데 아마 학교가서 잘 없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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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박물관처럼 호수에 대해 설명하고 서식하는 어종을 보여주고 그런 곳에 들렀다. 이 곳도 물에 떠있는 수상가옥인데 대부분의 공간은 기념품 가게이다. 그래도 재밌었던 것은 악어와 먹이를 던져주면 미쳐 날뛰는 물고기였다. 톤레쌉에는 물고기가 많아서 그 곳 사람들은 주로 그 물고기를 먹고 산다. 그런데 어떤 곳은 종교적으로 어획을 금지하고 있어서 거기는 정말 물 반 고기 반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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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데리고 다니며 장사하시는 어떤 아주머니. 우리 어머니는 아이를 보고 한숨을 절로 쉬셨다.
"하이고~ 저러고 산다. 쯧쯧."
온 몸 여기 저기에 밥풀이 묻어있고 반찬도 없이 맨밥만 먹고 있다. 그마저도 빗물인지 호수 물인지 젖어있었다. 이런데도 수도 프놈펜에 사는 정치인과 군부들은 각종 부패와 비리가 심각하다니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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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을 마치고 배에 돌아왔더니 다른 아이들이 달라붙어 있었다. 그러더니 나더러 콜라를 달라고 한다. 그러고보니 내릴 때 배에 아까 1달러 주고 산 콜라를 먹다가 놓고 내렸다. 그게 먹고 싶었는데 훔쳐가지 않고 나를 기다렸다가 달라고 했다. 먹고 싶었으면 그냥 훔쳐가면 될텐데. 아마 내가 동남아인 또는 못 사는 사람들에 대해 나쁜 편견을 가지고 있었나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먹으라고 콜라를 줬더니 동생과 나눠 먹었다. 뒤에다 대고 한마디 했다.
"야, 너 콜라 많이 먹으면 이빨 썪는다. 여기 치과도 없잖아."
물론 한국말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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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선착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학교앞을 지났다. 저기가 학교다. 나름 교복도 있나보다. 배에 잔뜩 군것질거리를 실은 이동식 매점이 학교에 오니 여학생들이 몰려왔다. 어느 나라건 여학생들은 군것질을 좋아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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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학교에 견학을 갔다. 여기서는 조각공을 키우기도 하고 제품을 만들기도 한다. 앙코르 유적과 비슷한 방식으로 각종 조각들을 만들고 있었다. 저 부조는 조각을 하고 일부러 손으로 문질러 튀어나온 부분이 윤이나고 두드러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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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학교에서 운영하는 기념품가게이다. 이곳 브랜드는 시엠립 공항에도 입점해있다. 캄보디아에서 그나마 입을만한 옷이나 쓸만한 물건들을 파는 곳은 이곳이 유일해 보인다. 설마 그러겠냐마는. 하여간 꽤 괜찮은 기념품들이 많이 있어서 나는 티셔츠를 사고 쿠션커버 같은 것들도 색깔이 예뻐서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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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엠립에서 가장 큰 시장인 올드마켓에 구경왔다. 시장에 오면 현지인들 사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긴한데 후진국의 재래시장은 견디기 힘든 경우도 있다. 특히 고기 상점이 모인 곳은 고기들을 냉동하지 않고 널어놓고 팔기 때문에 견딜수 없이 역겨운 냄새가 난다. 어머니는 거의 토할 뻔 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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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애매해서 마카라가 몇 군데 사원을 더 안내해줬다. 롤루오스 유적군인데 앙코르 유적중에 연대가 오래된 초기 유적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그러나저러나 사원들은 너무 많아서 이제 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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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까먹었지만 시엠립 시내에 있는 어느 불교사원에 들렀다. 여기는 폴포트 정권 하의 킬링필드로 일컬어 지는 곳에서 죽은 사람들의 유골이 저렇게 전시되어 있었다. 폴포트는 캄보디아의 독재자였는데 혁명적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고 한다. 그런데 본인이 못 배운 탓인지 누구든 조금 배웠다 싶은 사람들은 다 죽여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선생님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물론이거니와 안경을 낀 사람도 다 잡아다 죽였다고 하니 그 독재는 진시황이 혀를 내두를 정도다. 어쨌든 폴포트 정권은 몰락하고 당시의 유력자들 모두 감옥에 있거나 어디서 조용히 살고 있다는데 정작 폴포트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행방을 알 수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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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엠립 공항에서 단체샷. 마카라 수고했어요. 그녀는 현지 여행사에서 관광가이드로 일을 하고 있고 가이드 자격증이 있어서 유적지 안에서 가이드를 할 수 있는 나름 고급인력이며 불교를 믿고 어머니는 시엠립에서 사람들에게 방을 세주면서 산다고 한다. 들어보면 이 정도면 그래도 캄보디아에서는 잘 사는 편인 것 같다. 공부도 하고 외국인들 많이 상대하고 밥걱정 없고 그러니까.
오후 비행기를 타고 시엠립에서 하노이로 날아갔다. 비행기가 하나 캔슬되서 다음 비행기를 타느라고 네 시간 가량을 공항에서 허비했다. 그래도 식사권 정도는 주니까 그냥 참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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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22 01:50 2007/12/22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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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앙코르 유적을 보는 두 번째 날이다. 오전에는 따프롬과 반띠아이 쓰레이 등을 보고 오후에는 앙코르와트에 갈 예정이다. 따프롬은 툼레이더의 배경으로 유명하기도 하고 유적을 집어 삼킬 듯이 자라고 있는 어마어마한 나무들로 유명하다.
앙코르 유적들이 발견될 당시에는 다른 사원들도 모두 따프롬과 같이 나무들이 유적을 뒤덮고 있었는데 복원을 위해 나무들을 제거한 것이라고 한다. 따프롬의 경우 관광객이 좋아하기도 하고 나무를 제거할 경우 유적이 무너져버릴 정도여서 손을 못 대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나무를 그대로 두면 점점 더 자라서 유적을 훼손하게 되기 때문에 성장 억제제를 놓아 주고 있다고 한다.
앙코르와트는 앙코르 유적 중에서 단일 사원 규모로는 가장 큰 사원이고 다른 사원과 달리 입구가 서 쪽으로 나있어서 학자들은 이 사원이 사후세계와 관련된 무덤일 것이라고 한단다. 이건 앙코르와트에 다녀오고 나서 책을 읽으면서 안 사실인데 앙코르와트의 한 변의 길이라든지 창문의 개수 탑의 개수와 위치 그리고 높이들 그런 것들을 고대 캄보디아 왕국에서 사용하던 길이 단위로 환산하면 의미있는 숫자들이 나타난다고 한다. 불교나 힌두교에서 의미있는 숫자인 108이나 뭐 그런 숫자들.
그런데 이런 설명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고고학자와 문학 평론가, 정치가의 공통점은 "아전인수적인 해석"이 아닌가 싶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반띠아이 쓰레이는 앙코르톰이나 앙코르와트가 모여있는 유적군에서 다소 떨어져 있어 차로 20분 정도 가야 볼 수 있다. 규모가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부조가 특출나게 화려하고 정교해서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특히 프랑스 관광객들이 좋아한다고 하네. 앙코르 유적들 중에서는 앙코르와트, 앙코르톰과 더불어 3대 사원에 드는 사원이 바로 반띠아이 쓰레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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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에는 이끼가 잔뜩 껴있고 거대한 나무와 나무뿌리가 둘러싸고 있어 약간 음침한 기분이 든다. 반지의 제왕에서 두 호빗들(한 명은 메리던가?)을 데리고 사우론을 공격하러 왔던 나무 요정(?)들이 사는 그런 숲속같은 기분이 든다. 마치 에버랜드 같은 곳에 만들어 놓은 마귀의 집이나 영화의 세트장 같지만 이것들이 모두 천년 전에 만들어졌고 천년의 세월을 견디며 모습을 드러내었다고 생각하니 경이로운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사진은 나무뿌리가 회랑의 일부를 집어삼켜버리자 그 사이로 빼꼼히 고개를 내민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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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반띠아이 쓰레이. 사원 전체가 하나의 예술품이다. 뭐랄까 그 화려한 멋이 여성스럽다고 해야할까. 비슷비슷한 사원들에 다소 지루해질 때 쯤에 그간 보아온 사원과 다른 멋을 가진 사원을 보니 신선했다. 그래도 이 쯤 되면 내성이 생겨 왠만한 것에는 놀라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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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와트로 통하는 나가 난간을 따라 사원 안으로 들어섰다. 회랑에 닿기도 전에 잘록한 허리의 아름다운 압사라가 우리를 맞았다. 그 당시에도 잘록한 허리에 풍만한 가슴이 미녀상이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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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와트를 배경으로 사진찍기에 좋다는 사이트에서 한방 찍었다. 날씨가 좋고 우기가 지나 해자에 물이 고이면 앙코르와트가 해자에 비쳐 장관이라고 한다. 근데 우리 때는 우기가 막 시작된 때라 물도 없고 날씨도 흐렸다. 게다가 보수공사한다고 파란 천을 덮어놓아서 영 분위기가 안산다. 떡볶이집도 아니고 이게 뭐니 이게.
여기는 일출을 보기에도 명소라고 한다. 앞에 말했듯이 앙코르와트는 서쪽으로 문이 나있어 입구쪽에서 바라보면 일출을 배경으로 앙코르와트를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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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회랑 서쪽 회랑의 왼쪽벽. 앙코르와트의 제 1회랑에는 동서남북에 여러가지 이야기를 담은 부조가 있는데 그 스토리가 시계반대방향으로 돌며 진행된다. 사실 진행된다기 보다 순서가 그렇다. 그런데 사람들한테 유명한 부조는 우유바다젓기와 라마야나 신화 등 부조의 초반이기 때문에 스토리의 마지막에 해당하는 서쪽 회랑의 왼쪽 벽에는 관광객이 별로 없다. 대신 우측에는 사람들 바글바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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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압사라 부조가 있는데 하도 만지는 바람에 손때와 기름이 묻어 저렇게 됐다. 앙코르의 부조 등을 기념품으로 만드는 Artisan D'Ankor 라는 곳이 있는데 그 곳에서 재현한 부조는 조각을 마치고 손으로 문질러 저렇게 손때를 일부러 묻히기도 한다. 그러면 튀어나온 부분이 더욱 부각되어 눈에 잘 들어온다. 색이 있는 경우에는 색도 더 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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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전쟁 장면인 것 같은데 어떤 전쟁인지는 기억이 안난다. 아마도 라마야나에 나오는 형제들끼리의 전쟁인 것 같은데 신화 내용은 사촌지간인지 어떤지 하여간 친족인데 패가 갈려서 전쟁을 하다 결국 선한 편이 이긴다는 내용. 아~ 정말 기억 안난다. 여행기를 일찍 써놨어야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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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우유바다 젓기의 장면이다. 밑에는 거북이로 환생한 비슈누신이 만다라산을 받치고 있고 양쪽에서 신과 악신들이 바수키 몸통을 잡고 힘을 합쳐 우유바다를 젓고 있는 장면이다. 그러고 보면 사람들이 참 상상력이 좋다. 게다가 이걸 믿게 만드는 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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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와트의 꼭대기까지 올라왔다. 이것은 앙코르와트의 다섯개 봉우리 중의 하나. 가운데의 봉우리는 비슈누신을 상징하고 다른 두 봉우리는 시바신과 누구더라 하나 더 있고 또다른 두 봉우리는 그들의 부인들이란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비슈누신을 가장 좋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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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앉아 구경도 하고 쉬고 있는 배낭여행객. 서양 여행객 중에는 이들처럼 정해진 기일 없이 발길 닿는 대로 다니는 배낭여행객이 많은 것 같다. 우리는 배낭여행도 짜여진 스케줄대로. 호텔도 다 정해놓고 다니는데. 그도 여의치 않아 패키지로 다니는데. 사실 나도 할 수 있었는데 그 때는 왜 못 그랬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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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와트를 오르는 계단은 무지 가파르다. 내려갈 때도 마찬가지. 계단이 가파르고 좁아서 뚜벅뚜벅 오르고 내리는 것은 덜덜덜이다. 네 발로 다니거나 설치된 난간을 잡고 다니거나. 신에게 다다르는 것이 그렇게 쉬울리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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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려고 줄서있는 관광객들. 바로 앞에 흐리게 보이는 친구가 나한테 말을 걸어서 잠깐 얘기를 나눴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나한테 처음 한 질문은 여기가 어디냐고. -_-;;; 후덜덜. 여기가 앙코르톰이냐고 한다. 그래서 아니라고 앙코르와트라고 하니 그럼 앙코르톰은 어딨냐고 묻길래 그 친구가 마침 들고있는 책에서 지도를 찾아 찝어 주었다. 앙코르톰이 뭔지 앙코르와트가 뭔지 자기가 지금 올라온 사원이 무슨 사원인지도 모르고 올라오다니!
앙코르에 가겠다고 했을 때 공부해서 가야겠다고 엄청 스트레스 받았었는데. 어쩌면 이 친구처럼 여행하는 게 더 재밌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모르는 길은 물어보면서. 궁금한 것들도 물어보면서. 그 때 그 때 발길 닿는 곳에서 필요하면 그 때 그 때 책 찾아보면서. 그렇게 다니는 것. 어떻게 생각하면 모든 것을 짜놓고 공부도 싹 마쳐놓고 간다면 출발비디오여행에서 본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는 꼴인지도 모르겠다. 책에서 본 내용들을 '아 진짜 그렇구나' 하면서 다니게 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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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는 뚝뚝을 타고 올드마켓에 나와서 했다. 어머니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호텔에서 쉬고 아버지랑 동생이랑 셋이서 나왔다. 올드마켓 부근은 베트남처럼 활기가 넘쳤다. 관광객들로 넘실거리고 집집마다 불도 밝고. 레스토랑과 펍들이 성황이었다. 그리고 이곳의 주인은 마치 서양인들같았다. 서양인들이 가장 많았고 레스토랑이며 펍이며 모두 서양인들 취향에 맞게 되어있었으니 말이다.
툼레이더에 나왔던 레스토랑으로 유명한 레드피아노가 보였다. 밖에서 보기에 괜찮아 보였지만 이름값에 비해 별로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 그 건너편의 뭐더라. 무슨 드래곤이라는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각자 취향에 맞게 아버지는 샌드위치 동생은 피자 나는 캄보디아식 카레격인 아목을 시켜먹었다. 사실 아목에도 독특한 향이 있어 그다지 맛있어 죽는 음식은 아니었지만 지금 아니면 언제 또 먹어보냐는 생각에 난 왠만하면 현지 음식을 시켜먹었다.
캄보디아에서의 마지막 밤은 이렇게 인터내셔널한 식단과 앙코르 비어와 함께 저물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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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10 22:55 2007/12/10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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