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관산'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7/01/03 wesm 남도여행 4일째 (2006.8.2)

드디어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외할아버지 산소에 들러 인사를 드리고
지금은 댐을 지어 물속에 잠겨버린 옛 외갓집 터를 들렸다.
그리고 우리 위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살았다는
방촌의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는 방촌 유물 전시관에 들러주고
천관산 기슭까지만 살짝 들러 촌닭을 먹고 왔다.

여기가 예전에 외갓집이 있던 자리다.
초등학교 다닐 때는 여름방학 때 마다 외갓집에서
지내면서 매미잡고 물고기 잡고
냇가에서 놀고 그러면서 참 재밌는 시간을 보냈는데
많이 아쉽다.

방촌이라는 곳에 옛날에 위씨들이 모여서 살았더랬다.
그런걸 집성촌이라고 한다지?
이 책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위씨들 이름이 빼곡히 쓰여 있었다.




전시관 한켠에 아마 전시되지 않은 유물들을
보관하고 있는 창고로 보이는 곳이 있었다.
사람도 없던데 슬쩍 열어서?

천관산 오르는 길.
등산은 아니고 그냥 산책이랄까.

사실 목적지는 장천제라는 곳이었다.
장천제는 존제 위백규(1727∼1798)를 비롯한 많은 유학자가
수학한 강학소라고 한다.
장천제는 고 앞의 계곡으로도 유명해 우리가 갔을 때는
평일이었는데도 사람들이 계곡에 자리를 펴고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여기까지 왔으니 약수 한 모금 하고 내려가야지.

천관산 입구로 다시 내려와 아버지가 소개해준
종씨가 한다는 농원에서 촌닭을 사먹었다.
닭을 찌는 동안 닭회를 먼저 내다 주셨다.
닭회가 이 음식의 이름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저씨가 주시면서 서울서 이런거 먹어봤냐고
닭을 날걸로 한것인디 꼬소하고 맛나다고 권해주셨다.
먹긴 먹었지만 뭐랄까. 비위가 상해서 많이 먹지는 못했다.


이것이 촌닭 요리.
엄청나게 크더군. 마늘 듬뿍, 파 듬뿍, 대추 듬뿍, 인삼 듬뿍.
그래 닭이 이 정도는 되야지.
아저씨가 요리를 내오면서 또 한마디 하신다.

"닭이 요 정도 크기는 되야제, 난 서울서 먹는 그 뱅아리들은
비려서 못 먹겠데."

빡큐야, 니 얼굴보다 크다.


예전 모습 그대로 보전되어 오고 있는 방촌의 옛 가옥이다.
실제로 사람이 살고 있더군.

짧은 여행을 마치고 외갓집으로 돌아왔다.
외갓집에 열린 무화과 열매를 하나 따서 먹었는데 생각보다 맛있었다.
운전하다가 길에서 무화과 파는 트럭을 많이 보여서
서울 가는 길에 선물로 사갈까 해서 얼마냐고 했더니
한 대여섯개에 만원씩 하길래 걍 안샀다.

외갓집을 나서 서울로 컴백하기 직전에 찍은 시계.
이 시계는 외갓집에 대한 내 첫 기억에서부터
나오는 아주 오래된 시계다.
건전지 없이 태엽을 감아 가는 시계인데
최소 30년은 되어 보이는 이 시계가 아직도 잘 가는 거 보면 신기하다.
외할아버지가 살아계실 때는 외할아버지께서 밥을 주셨겠지만
지금은 누가 밥을 주길래 여태 이렇게 잘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2007/01/03 19:20 2007/01/03 19:20
받은 트랙백이 없고,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트랙백 RSS :: http://wesm.net/blog/rss/response/14